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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길봉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향상PD

“글로벌 新 비관세장벽 확산 대응
클린룸·드라이룸 E효율 중요성 부각”

주력산업 에너지효율 개선 과제 계속 발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은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배터리산업 성장의 핵심설비인 클린룸과 드라이룸 등 특수공조산업 고도화를 위한 ‘산업용 고청정 설비 초고율화 기술개발 및 실증’과 ‘초저습 드라이룸의 에너지절감을 위한 기술개발 및 실증’ R&D를 올해 대표과제로 발표했다.

 

올해 4월부터 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향상분야 PD 역할을 맡고 있는 이길봉 PD를 만나 클린룸과 드라이룸 과제 기획 배경 및 기대효과 등에 들어봤다.

 

■ 이번 과제들이 기획된 배경은

우리나라의 최종 에너지소비 중 산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이상으로,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주력 제조업에서의 에너지효율 개선은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전략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규제가 새로운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어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선제적인 대응으로서 에너지효율 향상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산업의 클린룸에서는 전체 에너지사용량 중 약 40%가 공조시스템에서 소비되고 있으며 이차전지 제조공정에서도 공조부문이 전체 전력소비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공조설비의 효율 향상이 산업부문 탄소저감에 중요한 부분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공조에너지절감 기술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선결 과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KETEP은 2025년 신규 과제로 반도체 및 이차전지산업을 중심으로 한 클린룸 및 드라이룸 공조에너지절감 기술개발을 기획했으며 기존 시스템대비 20% 이상의 에너지절감 목표를 설정했다. 이 수치는 글로벌 수준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획위원회에서 논의와 분석결과을 바탕으로 도출된 선제적인 목표다. 또한 각 과제는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5,000시간(클린룸) 및 2,000시간(드라이룸) 이상의 실증 운전을 포함하고 있어 연구성과의 사업화와 상용화 가능성 제고에도 중점을 뒀다.

 

■ 이번 과제 기획 중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클린룸 및 드라이룸은 산업현장에서 청결하고 안정적인 제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복합적으로 수행하는 특수공조시스템이다. 일반적인 냉방이나 난방과는 달리 청정도 유지, 습도제어, 온도 안정성 확보, 공기순환 등이 요구되며 이는 에너지의 집약적 운영으로 이어진다.

 

이번 과제에서는 두 시스템 모두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RE100(재생에너지 100%)이나 CF100(탄소프리 100%)과 같은 글로벌 캠페인 참여 확대와 함께 제조환경의 탄소배출 자체를 최소화하는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효율화 기술개발도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환경변화 요구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클린룸에서는 가습 및 가열과정에서, 드라이룸에서는 제습로터 재생공정에서 주로 화석연료 기반의 열원이 사용되고 있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고효율 히트펌프나 폐열회수시스템 적용 등이 과제에 계획돼 있다.

 

클린룸 과제는 에너지절감뿐 아니라 시스템 컴팩트화(소형화 및 경량화)도 주요한 개발 방향으로 선정했다. 반도체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동일 면적 내에서 생산설비를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대설비 공간을 축소하는 것도 산업계 요구사항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형·고효율 팬모터 개발, 외조기 아키텍처 최적화 등을 통해 외조기 길이를 20% 이상 줄이는 기술개발을 이번 과제에서 수행한다.

 

드라이룸 과제에서는 초저습 제습로터 국산화를 주요 개발방향으로 선정했다. 국내 이차전지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설비인 제습로터의 경우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공급망 리스크뿐만 아니라 제조원가 상승을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에 국산화 필요성이 매우 크다. 나아가 제습로터 국산화는 이차전지 외에도 정밀화학, 식품, 바이오산업 등 다양한 초저습 적용분야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도 핵심 개발방향으로 선정한 요소 중 하나다.

 

■ 클린룸, 드라이룸시장에서의 핵심 이슈는

국내 클린룸기술은 고효율성과 고청정도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공기 중 미세입자 및 미생물 제거, 온·습도 정밀제어, 압력 균형 유지는 물론, 전력 사용량의 최적화를 위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드라이룸의 경우 높은 재생온도, 낮은 폐열 활용성이 이슈이며 에너지절감을 위한 제습제의 흡습 효율 향상, 재생온도 개선, 공조 프로세스 개선 등의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점점 고도화된 운전조건을 맞추면서 에너지절감과 탄소중립을 모두 달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현재의 이차전지 제조에서는 -40℃ 수준의 노점이 요구되지만 차세대 전지에서는 -70℃ 이하의 초저습 조건까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노점온도가 낮아질수록 제습로터의 재생온도가 높아진다. 이에 따른 에너지소비도 증가한다.

 

클린룸 역시 제조수율과 직결되는 청정도를 높이기 위해 필터 성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통상적으로 풍량 증가와 전력 소비로 이어지게 된다. 성능 고도화와 에너지절감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것이 연구개발의 핵심 이슈다. 이러한 이슈는 단일 기업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 전문기관 등과 협업을 통해 문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 이번 R&D를 통한 기대효과는

주력산업의 제조환경 탄소중립과 에너지개선을 위한 과제는 KETEP에서도 진행된 사례가 많지 않다. 반도체산업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과제들이 공모됐으며 이차전지분야는 올해 드라이룸이 주제로 선정됐다. 우리나라는 산업부문의 에너지비중이 높기에 주력산업 에너지효율 개선 과제는 계속 발굴하려고 한다.

 

또한 개별 과제별로 목표로 하는 산업군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분야로 확장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기술 및 경제적 측면에서 보다 큰 성과를 창출하는 걸 기대하고 있다. 핵심요소를 국산화하면 기존 수입 의존 구조를 탈피하고 국내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이는 기술자립뿐만 아니라 수출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제5차 에너지기술개발계획(2024년)에서 에너지수요부문은 사업화, 수용성, 보급연계 등을 요구받았다. 이번 R&D에서 이를 충족하는 성과가 도출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 컨소시엄 운영에 대해 조언한다면

이번 과제가 목표로 하는 에너지 20% 절감은 기술적으로 도전적인 수치다. 특히 공조시스템과 같이 기술 성숙도가 높은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주관기관은 기술의 전략적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고 참여기관간 긴밀한 협업체계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기술협업이 이뤄져야 한다. 필요 시 KETEP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므로 언제든지 협조를 요청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