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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유발 ‘누명’ 우레탄업계, “속 탄다”

스프레이 뿜칠 유증기, 화재발생 불가능
단열재 난연기준 추가강화 실효성 ‘의문’
근본적 해법은 공정·품질·시공 관리감독



폴리우레탄(PU)단열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4월29일 경기도 이천에서 발생한 한익스프레스 냉동·냉장물류창고 화재로 4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언론은 화재원인으로 PU 스프레이폼 시공 중 발생한 유증기가 용접불티와 만나 불이 났으며 스프레이폼과 샌드위치패널이 타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단열재는 과거 수많은 화재사고마다 가장 먼저 표적이 됐다. 위험공정 중복, 불량제품·시공 등 나중에 밝혀진 원인은 따로 있었지만 성급한 언론보도로 특정 단열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론이 형성됐다.

PU업계에서는 현재까지 현장감식이 4차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정확한 조사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추측성 보도에 따라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불에 잘 타지 않는 무기단열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기단열재에는 유리성분의 글라스울, 암면성분의 미네랄울 등이 있다.

그러나 무기단열재는 유기단열재에 비해 비싸고 단열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건축물에너지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더 두껍게 시공해야 해 공사비 증가, 건축면적 축소 등이 불가피하다.

PU는 높은 단열성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난연성능이 높아 최근 건축용단열재로 사용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유기단열재를 보다 안전하게 다루고 제품의 난연성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한다.

이번 기획에서는 PU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와 같은 유사사례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을 모색한다.

PU 단열·난연 기준은
PU는 알코올과 이소시아네이트가 첨가반응으로 우레탄결합해 형성된 고분자화합물이다. 원료는 MDI(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를 A용액으로, PPG(Polypropylene Glycol) 75% 및 HCFC-141b 발포제 25%로 구성된 폴리올을 B용액으로 사용해 반응시킨다.

PU단열성능기준은 KS M 3809(경질폴리우레탄폼 단열재)에서 다룬다. 표면에 아무것도 없는 단열재는 1종, 표면이 있는 경우는 2종으로 구분하며 성능에 따라 각각 1~3호로 분류한다.

1호가 성능이 가장 좋으며 호수에 관계없이 KS M ISO 9772(소형화염에 의한 수평연소의 측정)에 따라 연소시간 120초 이내, 연소길이 60mm 이내에 들어 ‘자기소화성(스스로 불이 꺼지는 성질)’을 갖춰야 한다.

1종 1호는 △열전도율 0.024W/m·K 이하 △밀도 45kg/㎥ 이상 △굴곡파괴하중 35N 이상 △25mm 기준 투습계수 145ng/㎡·s·Pa 이하 등이다. 2종 1호는 △열전도율 0.023W/m·K 이하 △밀도 45kg/㎥ 이상 △굴곡파괴하중 35N 이상 △25mm 기준 투습계수 40ng/㎡·s·Pa 이하 등이다.

난연성능은 다른 단열재와 마찬가지로 ‘건축물 마감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확산 방지구조기준(이하 화재확산방지기준)’에서 다룬다. KS F ISO 5660-1(연소성능시험)에 따라 콘칼로리미터법 가열시험과 KS F 2271(가스유해성 시험방법) 시험결과로 평가한다.

가열시험에서는 △총방출열량 8MJ/㎡ 이하 △최대열방출율 10초 이상 연속 200kW/㎡ 이하 △시험체 균열·구멍·용융 관측없음 등이 조건이다. 가스유해성시험은 단열재를 태운 연기를 실험용 쥐가 있는 상자에 넣고 8마리의 평균행동정지 시간이 9분 이하여야 한다.

난연·준불연등급은 가스유해성시험을 통과하고 가열시험을 10분간 측정해서 통과하면 준불연재료, 5분간 측정해 통과하면 난연재료 등급을 받는다.

PU, 단열 ‘우수’·난연 ‘양호’
기본적으로 유기물질은 잘 탄다. 유기물은 탄소(C)를 포함하는 물질로 가열하면 연기를 발생시키며 검게 탄다. 유기단열재는 물론 대부분의 가전, 가구, 의류 등도 모두 유기물이다.

‘타지 않는 유기물’은 ‘뜨겁지 않은 불’처럼 모순이다. 그러나 방화복을 만든 것처럼 유기물을 잘 타지 않게 만드는 것이 기술이다.

유기질단열재업계는 최근 강화되는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기술개발을 통해 난연성능을 강화해 왔다.

PU단열재는 크게 PUR(폴리우레탄)과 PIR(폴리이소시아누레이트)로 나뉜다. 물성은 비슷하지만 PUR은 주로 우레탄 스프레이폼으로 활용하며 최근에는 물성이 개선된 PUPIR이 사용된다. PIR은 단열보드로 사용한다. 난연성능은 PUR보다 PIR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다.

일부 준불연제품을 제외하고 PU는 EPS, XPS와 마찬가지로 가연성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EPS, XPS는 최대 내열온도가 70℃인 것에 비해 열경화성수지인 PU는 내열온도가 100℃로 다소 높다. 업계에는 PIR의 경우 최대내열온도가 140℃, 단열성능은 열전도율 0.020W/m·K까지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자기소화성도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그러나 준불연성능은 만족하지 못한다. 시중에 일부 준불연제품이 나와있지만 이는 표면에 알루미늄박막 등 별도의 코팅처리를 한 것으로 심재만을 놓고 본다면 준불연성능은 아직 불가능하다. 이에 더해 조만간 개정될 화재확산방지기준은 심재까지 준불연성능을 갖춰야 등급을 부과하기 때문에 기존 준불연제품도 등급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발화·확산·인피 원인규명 ‘핵심’
이천 물류창고 화재는 지난 4월29일 오후 1시32분경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에서 신축공사 중 발생했다. 물류창고는 지상 4층~지하 2층, 연면적 1만1,043㎡ 규모이며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방식에 샌드위치패널 구조로 설계됐다.

지하 2층 구조는 사각형 대지에 ‘ㅜ’자로 구획이 나뉘었으며 공장은 경사지에 건축돼 후면은 막혀있지만 반대쪽 출입문 3곳은 지하 1층에 설치됐고 지하 1·2층은 통으로 연결된 구조로 알려졌다.

정부는 △4월30일 1차감식 △5월3일 2차감식 △5월6일 3차감식 △5월12일 4차감식을 마무리하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분석하고 있지만 참사 1개월이 지난시점에서도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현장에서 작업하던 78명 중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당하는 등 피해가 컸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에 따르면 불은 지하 2층 C라인 화물용 엘리베이터 부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최근 지하 1층에서 지하 2층으로 불길이 내려왔다는 증언도 있어 정확한 발화지점은 특정되지 않고 있다.

화재당일 엘리베이터실에서 오전 11시30분경 산소절단작업, 오후 1시경 수소절단작업이 수행됐고 옆실에서는 용접작업이 시행됐다.

지하 2층 PU스프레이폼 뿜칠작업(스프레이 도장작업)은 화재발생 열흘 전 완료됐으며 사고당일 지하 1층, 지상 3층에 소규모 뿜칠작업이 함께 진행됐다.

화재사고 생존자들은 불길이 폭발과 함께 지하에서 시작해 건물 전체로 순식간에 퍼졌다고 증언했다. 주요 언론들은 사고발생 직후 소방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PU뿜칠작업과 용접작업이 함께 이뤄져 유증기에 용접불티가 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잇달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4차례 진행된 현장감식에 대해 사고수습이 지연되는 것은 안타깝지만 면밀한 원인규명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는 의견이다.

강재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이번 화재사고와 유사한 점이 많은 지난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당시 단 한차례 현장감식 후 섣불리 결론을 내려 명확한 원인규명, 후속대책이 나오기 어려웠다”라며 “이번 정부에서는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본질적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화재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화재원인(발화원인), 화재확산 원인, 인명피해 확대 원인 등 크게 3가지 틀에서 규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 “PU 화재원인 아냐”
먼저 화재원인에 대해 PU업계는 뿜칠작업 시 발생한 유증기에 불티가 튀었다는 것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다. PU의 화학적 특성과 시공방식을 고려하면 화재를 발생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관계자는 5월15일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건설안전혁신위원회 TF회의에서 2008년 화재사고 이후 수행한 모의실물실험 결과 뿜칠작업 시 발생하는 유증기로는 폭발이 가능한 농도를 조성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뿜칠작업 시 유증기를 형성할 수 있고 가연성인 가스는 141b 발포제와 에틸렌카보네이트(EC) 희석제 두 가지다. 안전보건공단은 EC의 경우 스프레이건 노즐막힘 현상을 막기 위해 소량을 사용하므로 영향을 미치지 않고 141b 역시 물류창고와 같은 대형공간에 폭발이 가능한 범위인 공기 중 7.6~17.7%의 농도를 구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실물시험에서 뿜칠작업 직후 측정한 141b 농도는 0.0349%로 나타났다.

김상범 한국폴리우레탄학회 회장은 “141b 유증기 농도가 5%만 돼도 호흡이 곤란한 수준이어서 작업이 불가능하다”라며 “또한 비중이 공기의 4배여서 가라앉기 때문에 이번 화재현장처럼 천장부에서 이뤄진 용접작업으로 폭발을 일으키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이 있는 만큼 폭발의 다른 원인이 있는지 살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에서는 휘발성 물질인 시너를 희석제로 사용하는 페인트, 도장작업도 이뤄졌으며 의무적으로 대형 환기장치를 설치·가동해야 한다는 규정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이 필요할 전망이다.

최근 유력하게 검토되는 발화원인으로는 뜨겁게 달궈진 용접불티가 훈소(燻燒: 불꽃없이 타는 연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화염발생 없이 천장 단열재로 스며든 금속이 이동하다 표면으로 다시 나오는 과정에서 과량의 산소나 휘발성 유증기를 만나 폭발했다는 것이다.

용접 시 발생하는 금속가루는 최대 3,000℃까지 상승하며 적게는 30초, 많게는 수 분간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발화지점과 용접지접의 직선거리가 30m로 멀기 때문에 실제로 금속가루가 이정도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지 밝히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가장 핵심적인 원인으로는 위험공정이 병행된 사실이 꼽힌다. 산업안전보건법 및 시행령에 따라 5,000㎡ 이상 냉동·냉장창고시설은 착공 시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고 안전보건공단이 이를 지도·감독해야 한다. 계획서에는 공사 시에는 가연성 물질을 다루는 공정과 발화요인을 제공할 수 있는 공정을 함께 하지 않고 안전조치 후 공사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다.

그러나 화재 당일에는 9개 공종이 함께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도 시공사인 건우에 수개월의 공기단축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비용절감을 위한 무리한 시공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통합·불량자재, 화재확산 키워
화재확산 원인에 대해서도 공정관리 문제가 지적된다. PU시공은 뿜칠작업 종료 후 불에 강한 무기질인 펄라이트를 표면에 코팅하는 것으로 공정이 마무리된다. 안전한 시공을 위해서는 용접 등 불티가 발생할 수 있는 작업은 코팅작업 이후 코팅제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다음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화재현장에서는 뿜칠작업 후 코팅작업 없이 엘리베이터 용접·절단작업이 수행돼 모종의 원인으로 발화하면서 PU가 연소했다고 분석된다.

김상범 회장은 “코팅작업이 마무리된 후 용접작업이 이뤄졌다면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발생했어도 피해가 이처럼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불량 PU자재 사용가능성도 지적된다. 그간 단열재업계에서는 무분별한 불량자재 납품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 건설사의 비용절감, 업계의 저가경쟁, 값싼 중국산 유입, 브로커 유통구조 등 다양한 원인으로 불량자재가 만연한 실정이다.

10여년 전 PU가격은 시공비를 포함해 ㎡당 250원 수준으로 공급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당 170~18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 화재현장에는 ㎡당 140~150원대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낮아진 PU가격을 맞추기 위해 제조사들은 발포제·난연제를 줄이거나 밀도를 조절함으로써 시험성적서상 물성과 다른 제품을 공급하거나 값싼 불량 중국산 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이 경우 단열성능은 물론 난연성능까지 영향을 받아 단열재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자기소화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제대로된 품질의 자재를 사용했다면 화재확산 속도를 늦춰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 PU유독가스 ‘인정’
인명피해 확대원인에 대해서는 PU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어떤 화재든 유기물이 불완전연소할 때 발생하는 그을음, 일산화탄소(CO) 등이 순식간에 인명을 앗아갈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번 화재에서도 다른 단열재와 마찬가지로 PU 역시 화재확산을 촉진한 불량단열재에 따라 급속히 연소되면서 다량의 CO를 내뿜어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PU는 특성상 연소 시 다른 단열재에는 발생하지 않는 가스가 방출된다. 원료인 MDI의 화학식은 C₁₅H₁₀N₂O₂로 질소(N)가 포함됐기 때문에 연소하면 시안화수소(HCN)가 생성된다. 시안화수소는 CO보다는 치명적이지 않지만 마비작용을 일으키는 가스여서 피난을 늦춤으로써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우레탄협회의 관계자는 “화재사고에서 직접사인은 주로 그을음, CO, 아크로레인(CH₂) 등”이라며 “PU연소 시 방출되는 시안화수소는 다른 유기단열재에서 나오지 않는 물질이지만 목재 등 연소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양이어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 대책 실효성 ‘의문’
이번 화재사고 이후 건설안전 혁신위원회 TF는 지난 5월17일 건축자재 안전기준 강화의 일환으로 내부단열재에 대한 화재성능기준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내단열 강화가 실제 화재발생 시 실효성이 있을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실내에는 가구, 가전, 의류 등 수많은 유기물질이 있어 석고보드 등 무기물에 둘러싸인 단열재까지 불길이 옮겨붙기 전 이미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유독가스량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같은 논리라면 실내에 비치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서도 화재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업계는 준불연단열재 의무적용 대상건축물 확대에 대해서도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단열재관련 화재기준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만큼 추가적인 강화는 업계의 기술력·자본력 등 여건상 따라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준불연단열재 총방출열량기준이 8MJ/㎡인 것에 비해 국제규격인 ISO는 12.5MJ/㎡로 규정하고 있다. 가스유해성 검사 역시 우리나라와 같이 생쥐 활동성실험을 하는 일본은 기준을 6분48초로 하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9분이다.

지난 5월28일 TF회의에 모인 EPS·XPS·PU·PF·무기단열재업계 관계자들은 ‘마감자재 기준 적정성 검토회의’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실대형실험 도입 시급
이에 따라 건축용 마감자재의 화재안전 성능기준 강화는 종합적인 상황을 검토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최근 그린뉴딜을 한국판뉴딜에 포함하고 3차 추경을 통해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화두가 되고 있다. 그린뉴딜에는 건축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그린리모델링도 핵심으로 포함된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PU와 같은 유기질단열재는 단열성이 높아 건물온실가스 절감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열성 외에 친환경성능에 대해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당장 강화된 단열성능기준을 만족하려면 무기단열재로는 경제성, 효과성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떨어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건축물의 화재안전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자재제품 단위로 성능을 확보케 하는 것은 유기단열재 특성상 단기간에는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최근 도입이 추진되는 실대형(Full Scale) 화재실험이 조속히 자리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대형 화재실험은 기존 제품단위로만 난연성능을 평가하던 것에서 나아가 벽체 구조적으로 화재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이다. 현재 이를 위한 KS기준은 마련돼있지만 법령·규칙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

또한 가스유해성검사의 시험방법도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생쥐 활동성실험은 생물체 실험으로써 실험대상의 바이탈지수에 따라 결과의 편차가 있다. 이를 일정 가스량을 실제 측정해 기준치 이내인지를 판별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PU를 제외한 다른 단열재업계는 측정가스에 시안화수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PU업계는 반발하고 있어 쉽게 합의에 이르지는 못할 전망이다.

안전한 취급·시공 대책 마련해야
가장 근본적인 대안은 공정관리다. 유기질단열재보다 위험한 물질 역시 각종 산업공정·일상생활 속에서 쓰이고 있으며 위험하기 때문에 각별히 취급에 주의하도록 규제·권고하고 있다.

유기단열재 역시 건축물 에너지성능을 위해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유기단열재를 취급하면서 화재의 위험이 있으면 화재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지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준불연 유기단열재도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실물화재에서도 준불연 성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업계가 기술적한계에 부딪혀 편법을 쓰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업계에서 준비되지 않았는데도 건축자재의 화재안전기준을 급격히 강화한 것이 편법 신제품 개발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시험방법상 허점을 이용해 준불연 성적을 얻은 것이고 실제 기술은 화재사고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R&D를 통해 유기단열재의 난연성능이 향상되겠지만 이를 당장 달성하라는 것보다는 시공현장에서 안전하고 기술적으로 시공하도록 관리·감독하는 것이 화재안전성 향상의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것이 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또한 불량단열재·날림시공을 걸러내는 작업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과거 전국적으로 이슈화됐던 수차례의 화재사건에서 대부분의 경우 불량단열재가 사용됐거나 지침에 따른 올바른 시공방법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한 공정관리, 불량단열재 근절, 지침에 근거한 시공 등 3박자가 갖춰지면 최근 단열재 관련 화재와 같은 큰 피해는 방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