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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시대 E전환 핵심 P2H 기술혁신, 글로벌시장 견인

제주도, P2H 기술적용·실증지 자리매김
고효율 축열·AI기반 스마트기술 개발 시급
세계 최초 공동주택 P2H 실증 R&D 공고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중 잉여전력을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P2H(Power to Heat)기술이 차세대 에너지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집단에너지 기본계획 등을 통해 P2H 기반 섹터커플링을 주요 탄소중립 수단으로 주목하며 관련 기술개발과 실증을 본격화하고 있다.

 

P2H는 히트펌프나 전기보일러를 활용해 생산한 열을 지역난방 공급 또는 축열조 저장에 활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출력제한 문제와 계통불안정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에너지저장 측면 등에서도 경제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유럽에서는 계통한계가격(SMP)이 낮은 시간대에 전기보일러를 활용해 전력을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P2H를 활용 중이며 이는 전력수급의 유연성을 높이는 전략의 일환이다.


P2H 기술은 지역난방 등과 함께하는 중앙집중형과 주택·소규모 집단냉난방 등 분산형으로 나뉘며 변환방식에 따라 히트펌프 연계형과 전기히터 연계형으로 분류된다.


특히 히트펌프는 보조열원에 따라 300~500%의 높은 전환효율을 나타내며 즉각적인 급탕이 가능해 유연성 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히트펌프를 이용한 전력·열 변환기술을 적용한 P2H시스템은 기존 화석연료기반 냉난방시스템을 친환경적이며 효율이 좋은 시스템으로 대체해 탄소배출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잉여전력을 열로 변환하며 저장 후 사용하기 때문에 피크부하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주·야간 부하변동과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국내에서 진행 중인 주요 기술개발과제(R&D)를 중심으로 P2H 기술개발·실증 현황을 짚어보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기술과 정책 등을 알아본다.

 

P2H 기술개발 움직임 활발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변동성문제 해결 등을 위한 방안으로 지역난방과 히트펌프 등을 활용한 P2H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2017년부터 P2H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현재까지 △CHP 경직성 대응 △P2H 단독운전 △대규모 재생에너지단지 중심 P2H 활용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도 다양한 R&D 공고를 통해 P2H 기술확산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산업부 과제를 통해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에서 ‘20MW급 중앙급전형 P2H시스템과 소규모 통합발전소 연계형 실증설비’를 구축했으며 지역에너지 연계 플랫폼을 실증 중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열·전기저장시스템 기반 건물군 열에너지 수요관리 기술개발·실증’ 과제가 착수됐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포함된 건물군을 대상으로 축열시스템(TES)기반 양방향 열네트워크와 에너지저장기술(ESS) 일부를 포함한 에너지스토리지믹스 운용기술을 개발하는 과제로 선다코리아 주관 컨소시엄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선다코리아의 관계자는 “지난해 실증사이트 분석과 기초설계를 마쳤으며 올해 TES와 ESS등을 통한 통합에너지시스템 구축과 열네트워크 최적운전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R&D 목표에 따라 PCM기반 TES 개발과 M&V기법 개발 등 세부적인 개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내 P2H 실증 지속 추진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가장 높은 제주도는 P2H 실증 최적지다. 지난 2021년 ‘CFI 2030’ 계획 발표 이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빠르게 늘어 지난해기준 전체 발전량의 약 20%에 달했다.

 

제10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도내신재생발전설비 용량은 2030년 3,644 MW, 2036년 3,884MW로 확대돼 출력제어율이 약 24%를 상회할 전망이며 현재 접속대기 중 풍력(약 130MW)과 태양광(387MW) 설비도 증가추세로 출력제어 문제 대응이 시급하다.


특히 4월~5월에는 전력이 수요보다 많이 생산돼 송전과부하에 따른 정전우려 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남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섹터커플링을 활용하고 있으며 그중 P2H 관련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제주도 재생에너지사업을 수행하는 △제주에너지공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실용화본부 등은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을 이용한 P2H 기술개발’에 참여해 히트펌프 연계형 P2H 실증연구를 수행 중이다.


과제는 △멀티소스 열원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 △P2H 기반 열 생산·저장 기술 개발 △열에너지 공급·소비 네트워크 기술개발 △출력제한 대응 P2H 플랫폼·표준화 개발 등을 포함한다.

 

 

과제 수행기관인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잉여전력이 발생할 때 전기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전기를 사용해 전기요금을 할인받거나 인센티브를 받는 ‘플러스 DR(Demand Response)’ 제도와 연계해 △서부농업기술센터 △한화리조트 △애월 축사단지 애월아빠들 등을 대상으로 P2H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생에너지의 출력제한과 과전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전력계통 유연성 확보 △전기품질 유지 △열에너지 전환·활용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 서부농업기술센터에 P2H 시스템을 구축한 상으로 1차 실증시험을 마쳤으며 관광리조트와 축사단지는 설비구축이 90% 이뤄졌다.


이번 과제는 올해 마무리될 예정이며 전력거래소와 연계한 모의실증을 통해 2.47MW 규모 부하증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허재혁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변동성 재생에너지 출력제한·과전압 해소 등 전력계통 유연성 제고로 전력공급 신뢰성·안정성 향상 등 전기품질을 유지할 것”이라며 “열에너지 중심 전환·저장·활용시스템 구축 등 P2H 기술개발 고도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건물 △상업 △농수산업부문 P2H 기술도입을 통한 탈탄소화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신산업활성화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돼 P2H기반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와 에너지 공급 안정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시범사업으로 ‘축열식 히트펌프(P2H) 보급사업을 진행하며 분산형 수요자원 확장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부호준 제주에너지공사 청정에너지연구센터장은 “분산특화구역시장이 형성되면 규제특례와 함께 PPA(전력구매계약)시범사업 등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더 나아가 P2H 전용요금제나 규제 형성 등을 통해 열생산·소비가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효율 축열·AI기반 운영기술 개발 필요
R&D를 통해 기술개발중인 P2H기술에서 나아가 시장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추가기술로는 고성능 축열시스템과 스마트운영·제어기술 개발 등이 있다. 이에 따라 산·학·연 기관들은 다양한 기술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원 제주실용화본부는 고밀도 축열소재를 활용한 P2H 열저장시스템과 ‘열택배’기술을 개발·실증 중이다.


열택배란 도서·산간지역에 전기차를 활용해 청정열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으로 에너지형평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제주도는 실증환경 최적지로 꼽히나 장기 실증데이터가 부족한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AI기반 열수요 예측과 통합운영기술 정밀도를 높이며 EMS·AI 부하예측·실시간 제어 등 스마트기술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EMS △AI기반 부하 예측 △실시간 연계 등 지능형 에너지관리를 통한 정밀도 향상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과 에너지기상 등 솔루션사업을 수행하는 에코브레인의관계자는 “자동화기술이나 플러스DR과 연계한 P2H 전력계통 운영기술을 활용해 시뮬레이션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기반이 만들어져야 한다”라며 “기술개발이 진행되면 사업자 입장과 P2H를 비롯한 섹터커플링시장에서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도적으로 전력·수송부문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나 의무화 정책이 존재하고 있지만 열부문에 대한 재생에너지 보급정책은 부족하다.


열에너지 전문기업의 한 관계자는 “P2H기술이 전력계통에 제공하는 유연성 가치는 전통 발전원과는 다르다”라며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의 보상체계나 정책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2H는 단순한 전력저장기술을 넘어 전력계통 유연성과 열부문 탈탄소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전략적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기술개발·실증확대와 함께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된다면 차세대 에너지시스템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밀제조산업이나 데이터센터(DC) 등 냉각 수요가 큰 시설에도 유망하며 향후 분산에너지법 활성화와 집단에너지 기본계획 등 정책지원에 힘입어 성장가능성이 높다.

 

유해성 축열설비발전협회 회장은 “P2H 활용잠재력이 큰 분야는 사계절 부하가 발생하는 산업부분으로 △우주항공 △반도체 △제약바이오산업 등에 항온항습과 가열·냉각이 필수”라며 “산·학·연 협력을 통해 P2H 실증연구를 추진하고 업종별 사례를 확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 공동주택 대상 P2H실증 R&D 착수
R&D를 통한 기술개발 활성화와 정책지원 등과 함께 P2H시장 활성화가 예상되고 있다. 올해 선정기관이 발표된 ‘100% 전기 기반 주택’ R&D도 주목받는다. 세계 최초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P2H 실증을 진행하는 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과제 수행기관인 브이산업 컨소시엄은 공동주택 냉난방·급탕포함 100% 전기에너지 기반 P2H 복합에너지시스템 설계와 효율적·안정적 에너지공급·수요관리를 위한 운영플랫폼 개발을 통한 고효율 전전화 ZEB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제 최종목표는 △공동주택 사용 에너지 전전화 △종전 공동주택 냉난방·급탕시스템 적용 베이스라인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20% 이상 감축 △운영비용 20% 이상 절감 등이다.


과제를 통해 공동주택 내 수요자원을 확보하며 전력피크를 유발하지 않는 기술전환과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해소와 고효율·저손실 재생열 활용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제를 기획한 김지효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스마트수요관리 PD는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라고 판단돼 기대하고 있다”라며 “향후 실제 온실가스 감축 및 전기요금 절감효과 등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