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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재한 ASHRAE South Korea Chapter 지회장(이화여대 교수)

“亞 많은 국가, 韓 HVAC기술·산업 관심 높아
韓 최초 CRC 2025 개최, 지회 안정화 계기”

AI시대 데이터 기반 HVAC·건물E관리 개발 및 적용 등 논의

지난 8월15일부터 16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는 ASHRAE(American Society of Heating, Refrigerating and Air-Conditioning Engineers)가 주최하고 ASHRAE South Korea Chapter(한국지부)가 주관한 ‘ASHRAE Region XIII Chapters Regional Conference 2025(CRC 2025)’가 열렸다. Region XIII에는 홍콩, 싱가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 마카오, 필리핀, 대만, 한국 등 10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CRC 2025에는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CRC 2025를 주관한 ASHRAE 한국지부 임재한 지회장을 만나 개최배경, 주제, 향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ASHRAE Region XIII CRC 의장(General Chair)으로서 소감은

미국냉동공조학회 한국지회의 지회장으로서 이번 CRC를 한국에서 개최하게 돼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한국지회의 많은 임원들과 국내·외 후원기관의 많은 도움과 노력이 있었다. 미국 ASHRAE에서 이번 CRC 행사를 위해 참석해 주신 Bill McQuade 회장, Kenneth Fulk 부회장, Jeff H. Littleton 부회장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ASHRAE Region XIII에서 참석해 주신 Ong Ching Loon 회장 이하 많은 부회장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무엇보다 아시아 각국에서 궂은 날씨에도 한국을 방문해 주신 각 지회별 임원, ASHRAE 회원 및 학생 여러분들께도 감사하다.

 

■ ASHRAE CRC는 어떤 행사인가

ASHRAE는 미국냉동공조학회로 냉동공조분야에서 다양한 기준 및 가이드라인 등을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학회가 아닌 단일 국가의 학회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있다.

 

CRC는 Chapters Regional Conferences의 약자로 미국 내 및 전 세계의 권역(Region)별 진행되는 학술대회를 의미한다. 한국은 홍콩, 싱가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 마카오, 필리핀, 대만 등 10개국과 Region XIII에 속해 있으며 이번 학술대회는 Region XIII의 국가들이 참여했다.

 

ASHRAE는 1894년 미국에서 설립돼 현재 16개 Region과 199개 Chapter(지회)를 두고 5만4,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ASHRAE South Korea Chapter는 현재 Region XIII에 소속돼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 국제위원회와 연계해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국지회에는 약 100여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다.

 

CRC에서는 각 Region별 지회의 회원들이 주도적으로 Technical Seminar와 Committee meeting, Business session, Student Program(Field trip) 등을 통해 건물에너지 및 냉난방공조 설비기술분야 기술교류를 통해 탄소 저감 등 국제적인 현안과 국가별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

 

ASHRAE Region XIII에서는 1998년 6월 캐나다 토론에서 개최된 ASHRAE Annual meeting에서 공식적으로 출범해 당해 8월 싱가폴에서 제1회 CRC를 개최한 이래 매년 참여국가 중 개최국을 선정해 지속적으로 학술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4년 10월 90여명의 한국 ASHRAE 회원들이 함께 ASHRAE 한국지회를 설립했으며 현재까지 아시아지역 10개국 지회들의 연합인 ASHRAE Region XIII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CRC에서 ASHRAE 한국지회에서 ASHRAE Region XIII CRC를 2025년도에 개최하는 것으로 의결했으며 8월15~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했다.

 

 

■ CRC 2025의 한국 개최 배경은

한국은 2014년 처음 Region XIII에 합류했으며 2020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국제 교류 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다수 국가에서 CRC가 개최됐으며 한국 개최에 대한 많은 요청이 있었다. 아시아 많은 국가에서는 한국의 HVAC기술과 산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우리나라의 대학과 연구소, 기업이 참여하는 국제학술행사를 개최함으로써 ASHRAE 전문가들과 교류를 통해 국제적인 시장 개척 및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ASHRAE 한국지회에서는 이러한 공감대를 형성해 2년 이상 체계적인 준비과정을 거쳐 산·학·연이 참여하는 국제학술행사를 개최하게 됐다.

 

이번 CRC 행사를 위해 2024년 Regional Planning Meeting을 2023년 봄 이화여대에서 개최했다. 이를 계기로 Region XIII의 임원들과 행사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한국지회의 많은 임원들과 구체적인 개최 계획을 수립해 왔다.

 

■ CRC 2025의 주제인 ‘Healthy, Sustainable and Energy Efficient Buildings with the Decarbonized Energy Network’로 선정한 배경은

전 지구적으로 환경 및 에너지문제에서 건물의 영향력이 막중함은 우리 분야의 실무 및 연구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져있는 사실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하며 에너지효율적인 건물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비전을 주제로 담았다.

 

무엇보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인간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내외 환경조건에서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서는 건물에서의 에너지효율을 개선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대적인 에너지전환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ASHRAE에서는 지속가능한 건축 도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고성능 HVAC시스템 개발과 지능형 스마트 에너지관리기술, AI시대의 데이터 기반 건물에너지관리 기술, 탄소저감을 위한 대체냉매 개발 및 적용 등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CRC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현안을 다루기 위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효율적인 건축물, 그리고 탄소저감 에너지 네트워크 기술이라는 포괄적인 주제를 선정하게 됐다.

 

■ 이번 CRC만의 특별세션이나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번 CRC는 타 국가에서 해오던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다만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한국의 기존 학술대회와는 큰 차이가 있다. CRC의 대상은 대학원생이 아닌 학부생이다. 각국의 대학생들이 모여 다양한 세미나를 듣고 투어 등을 통해 해당 국가의 기술들을 경험한다. 또한 네트워킹을 통해 ASHRAE의 Region으로써 향후의 학술교류를 도모하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후속 세대들에게 기후테크라는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HVAC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기후변화 및 에너지위기 속에서 HVAC산업이 AI 기반 스마트 HVAC기술로 발빠르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도전적인 아이디어 기술개발 및 창업이라는 도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HVAC분야 후속세대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창의적인 사고를 실제 산업에서 구현해 나가는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미래 세대가 능동적인 기술 사업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전문가들과 교류시간을 갖고자 했다.

 

 

■ 이번 CRC 2025을 통해 HVAC업계 트렌드를 평가한다면

이번 기술세미나에서는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국내외 상황 속에서 정부정책 기조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내·외 기술개발 동향을 소개하고자 했다. 녹색건축 기조 아래 그린리모델링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상황에서 건물에너지 효율화 및 스마트에너지관리, 고효율 냉난방설비 기술개발 및 평가, 그리고 대체냉매 개발로 인한 HVAC산업 발전 방향 등 포괄적인 내용을 소개하고자 했다.

 

이번에 진행된 세미나에 모든 국내 HVAC업계의 기술 트렌드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번 CRC에서 연사로 모신 분들의 강연 주제를 통해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AI기술을 적용한 건물에너지관리, 탄소중립을 위한 고효율 히트펌프 개발 보급, 대체냉매 기술방향 등이 강조됐다. 이러한 요소기술들은 에너지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센터나 대형 복합시설 등 도심지의 다양한 개발과정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 향후 ASHRAE Region XIII 공동 계획은

ASHRAE Region XIII에서는 각국의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Webinar 형식의 기술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아시아 각국의 에너지효율 개선 정책 및 제도현황에 대한 DB를 구축하고 표준화된 기술 및 정책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 싱가폴에서 개최될 APCBE(Asia Pacific Conference on Built Environment)에서는 학술준비회의가 예정돼 있다.

 

■ 한국 HVAC업계와 ASHRAE 회원 및 기업간 기술 교류 및 산업 연계 기회는

ASHRAE 임원들과 함께 산업체 간담회(Industry roundtable)를 진행했다. 미국 ASHRAE 및 Region XIII의 회장, 임원들과 함께 국내의 삼성, LG, HIMEC, 삼양밸브 등 국내 HVAC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를 모시고 국내 HVAC산업 현황과 글로벌 협력에 대해서 논의가 이뤄졌다.

 

 

■ 이번 CRC를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은

각 지역별 ASHRAE 지회가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ASHRAE 한국지회는 일반적인 학회와 달리 사무국이 없다. 이에 따라 CRC 등 모든 행정적인 부분을 지회장을 중심으로 국내 교수 및 연구원으로 구성된 임원진이 직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ASHRAE 한국지회 활동에 대한 제약된 정보로 인해 국내 많은 산업체 관계자들이 적극적인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아 각국의 전문가들과 교류의 장으로서 국내 전문가들이 교류하고자 하는 다양한 요구는 있었으나 각국의 ASHRAE 회원들과 적극적인 교류협력이 어려웠던 것 같다.

 

이번 CRC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국내 산업계와 협력을 도모하고자 했으나 국내 경기 악화 및 글로벌위기로 인해 산업계가 깊은 침체기에 있는 것 같다. 이로 인해 보다 폭넓은 산업계의 참여가 다소 제약이 있었으며 앞으로의 ASHRAE 한국지회의 국제활동을 위해서는 산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어려운 국내 경제환경 속에서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여러 국내·외 기업들의 후원이 있었으며 한국그린빌딩협의회(KGBC)와 협력을 통해 국제행사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수원컨벤션뷰로, 경기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및 아산나눔재단 등 정부나 지자체 관계기관의 협조와 스폰서십을 통해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 이번 CRC 성과와 한국지회의 중장기 목표는

우리나라에서 CRC를 최초로 개최한다는 것만으로 ASHRAE 한국지회가 Region XIII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앞으로 한국지회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통해 학계는 물론 산업계 전문가들이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관련 실무 및 연구자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기술교류를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지회의 중장기 목표는 젊은 실무 및 연구자의 지속적인 참여를 통한 지회의 안정화라고 생각한다. 다소 어수선했던 최근 몇 년간 지회 활동이 CRC준비를 계기로 시스템화되고 결집되는 것을 느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SHRAE는 1894년 미국에서 설립돼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건축물을 구현하기 위해 냉난방공조설비분야의 산·학·연·관 엔지니어들이 모여 다양한 표준을 제정하고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세미나, 컨퍼런스 등 국제학술 활동, 인증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ASHRAE의 활동영역은 미국 내에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냉난방공조 설비기술인 네트워크망을 형성해 활발한 기술교류, 정보공유 등을 통해 국제화를 도모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전 세계에 걸쳐 ASHRAE 지회가 설립되면서 참여국가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6개의 Region, 199개의 지회(Chapter)를 두고 5만4,00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ASHRAE에서는 정책이나 표준, 규정, 지침, 기술 이전, 연구 및 교육분야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ASHRAE에서는 회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해 관련 분야 연구를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으며 연구 활동(research), 핸드북(handbooks), ASHRAE 저널, 기술회의(technical meetings), 특별 간행물, 교육훈련(educational training) 및 디지털 미디어(digital media)를 통해 다각도로 수행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각국의 ASHRAE 지회에서 DL(distinguished lecturer)세미나를 통해 저명한 인사를 초청해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특히 냉동공조 및 건물에너지기술분야의 다양한 표준을 제정하고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세미나, 컨퍼런스 등 국제학술 활동, 인증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ASHRAE 한국지회는 지회 설립 이후 지금까지 ASHRAE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바탕으로 건축환경 및 설비, 냉동 및 공기조화, 신재생에너지분야의 기존 학회·협회들과 협력해 관련분야 발전 및 국제화에 도움이 되고 ASHRAE의 풍부한 기술, 교육자료, 인적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활용하는데 이바지해 오고 있다.

 

초대 회장으로 김용식 인천대 교수(2014~2016)을 시작으로 2~3대 회장으로 김영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2016~2020), 4대 회장에 정재원 한양대 교수(2020~2022), 5대 회장에 성민기 세종대 건축공학과 교수(2022~2024)로 이어져 왔다.

 

ASHRAE 한국지회에서는 매년 ASHRAE 표준, 가이드라인 등 다양한 출판물 번역본을 출간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ASHRAE의 저명한 전문가를 초빙해 DL세미나 개최하고 있다. 학계뿐만 아니라 HVAC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이러한 ASHRAE 한국지회 활동이 다양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국제적인 산·학협력을 수행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