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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찬기 국군수도병원 실무담당관

다목적 음압병실 ‘범블비’ 개발
일반병실·감염병진료·방사능의료지원 ‘자유자재’
MTES RTD 음압시스템, 음압 즉각전환 구현



국군수도병원은 대한민국의 국방력을 지원하는 커다란 줄기 중 하나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군수도병원이 냉난방공조·환기시스템을 적용한 다목적 이동·전환형 음압진료실 ‘범블비’를 개발·설치했다.

국가지정 음압병실 기준을 충족하고 양·음압 전환이 가능한 컨테이너 타입으로 이동설치가 가능한 음압진료실이다. 이번 시스템개발을 주도한 홍찬기 국군수도병원 방사선비상진료 실무담당관(육군 상사)에게 개발배경 및 의의에 대해 들었다.

■ 범블비 개발배경은
방사선비상진료 실무담당관의 임무는 방사선비상사태 시, 즉 원전사고, 방사능폭탄(Dirty bomb), 동위원소사용 사업장 사고 등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환자가 발생했을 때 긴급의료지원을 수행한다. 전국의 31개 지정기관 중 수도병원도 이러한 임무를 수행한다.

방사선비상진료 임무수행 시 오염된 환자의 피복이나 피부에서 떨어져 나오는 공기 중 방사성오염물질을 제거해야 의료진이나 주변환경에 오염 및 피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처치공간의 음압시설이다. 다만 이러한 재난대응시설은 평상시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워진 선별진료소에 음압시설, 냉난방시설이 필요한 것을 알게됐다. 재난대응시설인 방사선비상진료시설과 감염병 선별진료소 공간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면, 이에 더해 방호복 착용의 필요성이 적거나 없는 시설이라면 활용도를 높이고 예산도 절감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따라 제작을 진행했다.

■ 이번 시설의 공학적 솔루션은 
제작을 진행하던 중 가장 큰 문제가 음압과 양압의 전환이었다. 시설을 두 가지 목적으로 활용하려면 언제든 목적에 맞게 각 공간의 음압과 양압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제작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19 진단에는 흉부 엑스레이(X-Ray) 촬영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선별진료소를 설치한 의료기관에는 엑스레이실이 마련돼 있다.

또한 검체채취실에는 비접촉을 위한 많은 노력과 지원이 있었으나 엑스레이실에는 관심이 부족했다. 여전히 엑스레이 촬영 시 모든 진료소에서는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료진을 힘들게 하는 것이 방호복 착용에 따른 더위와 추위이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요약하자면 △음압과 양압구역 분리 △전체 음압전환 △엑스레이실을 포함한 의료진 방호복 착용 최소화 △선별진료소(진료공간) 냉난방 문제 해결 등 4가지다.

이와 같은 내용을 고민해 설계했으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을 찾던 중 MTES와 수차례 기술협의를 거쳐 가능성을 확인, RTD 음압시스템을 적용해 이동성·전환성을 겸비한 다목적 음압진료실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

방사선비상진료나 감염병 처치시설로 사용할 때에는 시설 전체를 음압으로 유지하며 선별진료소와 흉부 엑스레이 촬영업무로 사용할 때에는 양·음압 분리모드로 사용한다.

현재는 흉부 엑스레이 촬영과 선별진료소로 사용 중이므로 방호복을 착용하지 않고 근무 중이다. 의료진은 안전한 양압구역, 환자는 분리된 음압구역으로 구분해 의료진 방호복 착용이 필요없게 했다.



■ 양·음압 전환성의 의미는
앞서 개발목적 중 하나로 언급된 개념이다.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지 않고 근무할 수 있는 양압구역과 환자가 있는 음압구역이 전체 음압으로 즉각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MTES의 특허기술이 사용됐다. 스위치를 돌리고 단 10초면 선별진료소용 양·음압시설이 전체 음압시설로 전환된다.

또한 어디든 이동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모든 것을 접을 수 있다. 전원도 쉽게 공급할 수 있도록 3상이 아닌 일반전원으로 사용이 가능토록 개발했다.

‘범블비’라는 시설명칭은 이와 같은 전환성에 기인한다. 영화 ‘트랜스포머’에는 범블비라는 노란색 스포츠카 로봇이 등장한다. 화려한 외관, 강력한 전투력, 변신능력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친숙하면서도 필요에 의해 변신하고 어디든 이동이 가능한 콘셉트에 트랜스포머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 범블비로 명명했다.



■ 심각한 병상부족 상황에서 차별성은
수도병원에서 제작한 다목적음압진료실은 국내 최초로 한국기계연구원의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양·음압과 음압이 전환되는 설비 역시 국내 최초이며 질병관리청의 음압격리병실 기준조건을 모두 만족한다.

내부를 살펴보면 실내에 에어컨과 같은 실내기가 없다. 현재 제작된 일반적인 선별진료소나 음압병실은 실내기가 설치된다. 이는 질병관리청의 음압격리병실 구성요건에 맞지 않는다.

■ 일반병원 음압병실 적용가능성은
범블비는 이동설치와 진료의 용이성을 목적에 둔 특수한 컨테이너 타입이다. 그러나 국군수도병원의 시스템을 병상 부족문제를 겪는 일반병원의 음압병실에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다.

지금은 코로나19가 확산 중이라 각 병원의 병실에 적용할 여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각 병원에서는 이미 음압병실 확충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여기에 국군수도병원에서 개발한 전환특성을 갖춘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평상시는 일반병실로 사용하고 비상시는 쉽게 음압병실로 전환할 수 있다.

감염병 유행주기가 짧아지는 시대에 병원운영과 에너지사용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므로 RTD 음압시스템의 도입은 상당히 유용한 대안이 될 것이다.



■ 향후 추가적인 연구개발계획은
국군수도병원은 대한민국의 국방력을 견인하는 국군 최고의료기관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전시상황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현재 기획하고 있는 후속 버전은 화생방 상황도 대비해 전체 양압도 가능한 전천후 진료시설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미 양·음압-전체음압 전환이 가능한 최초 시설이지만 화생방까지 대비한 진료시설이라면 또 하나의 세계최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