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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 건축물 탄소중립 핵심 ‘패시브하우스’③

칸 kharn‧한국패시브건축협회 공동기획

민간 ZEB 의무화 임박
패시브 시공 난제 해결책은
현장 작업자, 시공 디테일 간과 ‘문제’
시공사‧현장소장 교육 기회제공 필요
열교‧기밀, E절약설계기준 포함돼야


건축물을 올바르게 짓기 위해서는 설계와 시공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 설계가 올바른 지침을 제공하고 시공과정에서 이를 토대로 잘 수행해야만 패시브주택의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앞선 2편의 연재를 통해 다뤄온 패시브하우스는 설계를 담당하는 건축가들에게는 다소 익숙한 화제이지만 현장에서 시공을 담당하는 건설시공업계 입장에서는 충분한 숙지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당장 내년부터 민간에도 제로에너지건축이 본격화됨에 따라 시공사들은 패시브와 액티브 요소를 모두 활용한 건축물을 지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 작업시 주의사항을 비롯해 제로에너지건축을 구현하는데 빠질 수 없는 패시브요소에 대해 숙지해야 할 사안이 많다.  

패시브시공의 핵심은 ‘디테일’이라는 말이 있다. 단열과 기밀, 열교차단 등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시공 시 필요 요소들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패시브 5대요소인 단열, 기밀, 열교차단, 환기, 방향 등은 건축물의 기초적 요소를 고려해 에너지를 절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실내 열적 쾌적성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공을 담당하는 시공사와 현장 작업자 등이 패시브건축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정립해야 하며 사전 교육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이번 기획에서는 현 시점에서 패시브주택 시공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시공상 주의사항 및 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또한 시공분야에 대한 업계 의견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패시브 시공 경험 부족‧비싼 자재비용 등 부담 
업계의 관계자들은 패시브주택 구현을 위해 시공자들의 패시브요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되는 한편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수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패시브하우스는 대부분 소규모 단독주택의 성격이 강하다. 패시브요소를 구현한다고 했을 때 다가구 주택이나 아파트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에는 익숙치 않은 건축형태인 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내년부터 민간 건축시장에서도 제로에너지건축을 구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선 시공자들의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이해는 선행돼야 한다. 단열, 기밀, 열교차단 등 패시브요소는 제로에너지건축 구현 시 필요한 냉난방비 절감 등을 달성할 수 있는, 에너지효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장기적으로 전 세계가 구현하고자 하는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오랫동안 사용하게 될 거주공간 등에서 열교와 기밀성 등 이슈를 해결함으로써 에너지절감을 통해 전기료 등을 인하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성과는 보기 드물다.  

제로에너지건축을 구현하는 토대인 패시브기술은 고효율 단열과 고성능 창호를 통해 부하저감에 기여한다. 최근 단열과 창호 등이 고성능 자재로 대거 출시돼 단열과 기밀성을 높여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있다. 스타빌엔지니어링 등 국내 열교차단재 선도기업에 따르면 창호주위 열교차단기술을 통해 에너지누수를 막아 약 80% 이상 에너지절감이 가능하다. 

열교차단과 기밀성 확보는 패시브건축의 핵심인 디테일 시공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열교차단과 기밀확보 과정은 필연적으로 디테일 시공을 동반하기 때문에 열교와 기밀에 대한 교육 및 제도정비가 이뤄진다면 에너지누수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패시브하우스의 목적인 에너지효율을 달성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건물부문 탄소중립의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의 시공자들은 이러한 패시브요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그로 인해 패시브요소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건축업계의 관계자는 “패시브주택을 시공하는 시공사나 작업자가 패시브요소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부족한 나머지 기밀이나 열교 등을 고려한 세밀한 시공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라며 “에너지절감이라는 패시브 특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해 제로에너지건축에 큰 난관과 숙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는 패시브주택 시공사례가 흔치 않다보니 작업자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패시브건축의 디테일 확보를 어려워해 시공작업 자체를 꺼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시공사례 확산이 저하돼 다시 시공자들이 경험을 쌓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즉 시공사는 작업자를 통해 이를 진행해야 하지만 작업자들은 이를 꺼리는 괴리가 생기는 것이다. 작업자들이 열린마음을 갖고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도록 독려함으로써 복합적으로 조화를 이뤄져야만 시공 특성을 극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밀작업 시 기술과 공법을 적용하는 것 이외에도 시공을 정성들여 작업해 패시브요소 특유의 디테일을 살릴 수 있다. 내부 방습지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끊어지는 접합부를 붙이는 노력으로 원하는 성능을 달성할 수도 있다. 기밀테이프에 주름이 생기거나 끊기면 안되기 때문에 시공 시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수평에 대한 정확도 등 정밀작업을 요하는 것도 참 중요하다. 하지만 바닥에 콘크리트를 타설해서 수평을 잡고 높낮이를 동일하게 잡으면 육안으로 보이는 것은 문제없으나 세밀한 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간과하는 것이 있는 현실이다.

패시브주택 시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랜기간 숙달돼 특별한 관리가 필요없는 다른 시공분야와 달리 기밀의 경우 직접 시공상 노하우가 많지 않아 이해도가 낮아 시공 시 놓치는 부분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건축사가 주의사항에 대한 요청을 세부적으로 하더라도 현장에서 이해를 못하거나 관습적이고 형식적이며 일괄적으로 진행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차원 패시브요소 다각도 지원 필요
패시브 디테일 시공문제의 원인으로 현장 작업자들의 이해도 부족이 지목됨에 따라 패시브주택 시공 전 패시브기술요소에 대한 사전교육과 홍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에서 시공하는 기업은 입찰을 통해 시공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패시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수적이다. 패시브에 대한 개념 자체를 관심갖지 않음에도 문제가 없다고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일선 현장의 시각도 고쳐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장소장의 역할이 중요한데 우선 이들부터 작업반장이나 작업자들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상 누락된 기밀이나 열교와 관련된 기준을 신설하는 등 기존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 현재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는 단열재에 대한 논의만 포함돼 있을 뿐 기밀, 열교차단 등을 규정하는 내용이 없다. 이로 인해 시공상 기준의 모호성을 해소할 수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기존 녹색건축을 실현하고자 신설한 녹색건축물인증(G-SEED), 제로에너지건축인증 등 기존 제도도 시공 디테일과 관련된 열교‧기밀 등 내용을 담지 않고 있어 제도정비도 시급하다. 제로에너지건축인증 기준은 단열‧창호‧기계설비 등으로 한정됐으며 열교차단 등에 대한 기준은 모호한 실정이다.

이에 더해 패시브 자재비용이 비싼 측면도 패시브요소의 장점이 극대화되는 것을 가로막는다. 패시브 자재가 대부분 외국에서 유래한데다 고성능 창호나 고효율 단열재 등을 취급하다보니 기존 건축자재대비 성능이 우수한 반면 가격이 비싸다. 

패시브주택 시공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시공사의 관계자는 “건축주들에게 자재 비용 등에 대해 청구할 때 건축주들이 패시브하우스의 장점은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정작 비용이 과하게 들어간다는 이미지가 박히는 순간 온전한 패시브하우스 구현이 힘들어진다”라며 “패시브하우스 구현 시 친환경건축에 대한 자재비용 일부를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아가 패시브하우스 관련 자재비 상승분을 과잉청구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하는 것은 물론 댓가산정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다. 패시브하우스 건축 시 이를 규제할 수 있는 규정에 대한 법적기준 등이 부재한 상황에서 시공상황을 고려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