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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활용열E 활용 첨단기술 포럼 성료

미활용E 전문가 모여 기술개발 현황 공유

 

지난 9월4일부터 9월6일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 일환으로 열린 ‘미활용에너지 활용 첨단기술 포럼’이 벡스코(BEXCO) 제1전시장 217호에서 열렸다.

 

포럼은 조준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가 사회를 맡았으며 △이재용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본부장 △김민수 서울대학교 교수 △장대준 KAIST 교수 △윤석호 삼성전자 상무 △이윤빈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PD가 발표자로 참석한 가운데 발표와 패널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에너지통합시스템 및 에너지AI기술

이재용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본부장은 “에너지통합시스템은 △전기화 △섹터커플링 △디지털 △AI가 잘 결합돼야 실현가능하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잘 예측해 공급수요를 유연화한 뒤 섹터커플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에너지공급망 전망에 따르면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에서 전기가 주요 에너지원이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90PWh를 생산해야 한다. 

 

이재용 본부장은 “전 세계에서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확대하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청정발전 확대 가속화로 전력수요보다 PV·풍력수요가 크게 나타나 화석연료 감발을 만들었다”라며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해 500시간이 넘는 초과전기가 발생해 재생에너지 변동성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는 에너지공급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도 출력제어 최소화를 시도하며 전력계통 유연성을 강화하고 있다.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을 시행했으며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신재생 보급을 높여 2038년까지 30% 전력을 감당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가장 빠른 지역인 제주도의 경우 19.2% 연간 발전량을 보이지만 날씨에 따른 수요변동성이 커져 변동성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에너지연은 변동성 대응을 위해 제주도에서 플러스DR사업으로 추가수요를 활용해 발전량을 흡수하고 있으며 계통유연성을 위한 주파수 복구 예비력 상품화와 출력변동 대응단계 및 예비력 보조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력시장에 직접 참여하며 가격과 발전량 등을 입찰할 수 있는 ‘실시간시장 시범사업’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재용 본부장은 “정부는 에너지통합시스템 마련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런 노력에도 가스도입비용 대비 요금이 낮아 섹터커플링 기술 적용에 대한 유인 걸림돌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연은 에너지통합시스템의 원활한 구축을 위해 △발전량 예측 향상 △전력공급·수요 유연화 △에너지부문간 연계(섹터커플링)를 위한 다양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발전량 예측 향상을 위해 신재생자원지도를 고밀도·고해상도로 제작했으며 비계량 태양광 발전량을 예측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유연성 자원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인버터 전력망 지원이 가능한 그리드포밍 R&D도 진행중이다.

 

이재용 본부장은 “재생에너지 부문이 섹터커플링을 활용해 수요를 유연화하면 탄소배출 저감과 출력제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재 에너지연에서 P2G기반 수소생산·저장기술과 건물·산업부문 P2H기술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기업들은 AI를 도입·활용해 에너지효율향상에 적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어려우며 적당한 AI솔루션이 부재해 도입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재용 본부장은 “에너지부문 AI는 △지식을 더한 AI △한국특성을 고려한 AI △데이터 중심 AI 등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라며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 산업생산성을 향상해야 시장에서 원하는 AI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IR국제기술 동향과 히트펌프 미래기술

김민수 서울대학교 교수는 국제냉동기구(IIR) 국제기술 동향과 히트펌프 미래기술을 소개했다. IIR은 미활용열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인 히트펌프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저널발간, 컨퍼런스,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수 교수는 “산업용 히트펌프의 경우 압력을 높여 산업계에서 필요한 스팀을 만들고자 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산업계가 요구하는 스팀·온도를 만드는 것이 향후 집중해야 할 부분”이라고 예측했다.

 

IIR은 아프리카, 인도 등에 기술을 보급하는 프로젝트 등을 진행했으며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학술대회 등에 참여해 히트펌프·냉매·미활용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히트펌프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고온히트펌프·VRF·자동차용 에어컨 등 기술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진행한다. 고온히트펌프의 경우 수요처별로 온도가 다르며 버려지는 열이 많은 상황이다.

 

 

 

이때 열을 회수하는 데 높은 비용이 들어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회수한 열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열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국내는 수열원이 제한돼있어 활용도가 높지 않으며 관련 법규도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민수 교수는 “IIR은 UNFCCC 당사국 회의(COP28)에 참여해 미활용열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라며 “산업에서 버려지는 50~60℃ 열을 히트펌프를 활용해 온도를 높이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히트펌프도 고온가동을 감당해야 하며 압축기에 적용하는 오일이 온도를 견딜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열저장 플랜트기술

해마다 탈탄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진행 중이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변동재생에너지인 전기나 열을 열저장플랜트에 저장해서 필요시 공급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장대준 KAIST 교수는 열저장플랜트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노후화된 화력발전소를 ESS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장대준 교수는 무탄소 열원의 경우 2026년 도입 예정인 EU 탄소국경세 부과 대상 산업군과 CO₂회계가 필수인 산업군 등에서 열저장 수요를 보이고 있으며 △GRID ESS △고위도 탈탄소 난방이 필요한 국가 △친환경기업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컨슈머프레셔(Consumer pressure)’를 느끼고 있는 기업 △무탄소 선박 등에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대준 교수는 “알루미늄 공정에서도 700℃ 가량 발생한 열을 현장에서 미활용열로 처리했다”라며 “발생한 열을 저장해서 연소공기 가열에 활용하면 연료비와 CO₂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몽골은 대부분 석탄난방을 사용하고 있는데 겨울에 매연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며 온도가 –40℃까지 내려가는 환경이므로 히트펌프를 사용할 여건도 마련돼있지 않다. 몽골상황을 접한 카이스트 연구진들은 심야전기를 저장해 열저장 기반 난방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열저장플랜트기술은 미래 에너지산업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기술·정책적 도전과제도 앞두고 있다.

 

열저장매체 특성상 응고, 침식, 부식 등이 나타나고 있으며 열저장플랜트 고유성능지표를 통한 검증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대형 플랜트로서 숙달된 엔지니어링 역량도 요구된다.

 

장대준 교수는 “국내 플랜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술적 도전과제를 해결해야 하며 플랜트기술에 대한 정책지원이 필수적”이라며 “국책과제 선별 지원·대형 플랜트 실증·무탄소열원 인센티브 등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고도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열저장플랜트 연구활성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단지 미활용열 활용 사례

윤석호 삼성전자 상무는 반도체 인프라 설비의 미활용열 활용사례를 소개했다.

 

반도체 제조를 위한 인프라에는 전력 및 용수의 안정적 공급 외에도 클린룸의 청정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유틸리티를 공급하기 위해 △보일러 △냉동기 △정수장 △폐수처리장 등 다양한 설비들이 구축돼 있다.

 

윤석호 상무는 반도체 인프라 공급·배출 계통을 소개하며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도 상당한 양의 미활용에너지가 발생하고있으므로 삼성전자에서는 이를 활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클린룸에서는 외기 온·습도를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요한 환경으로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열원공급용 냉동기와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때 발생하는 냉동기 폐열을 활용하여 보일러의 LNG소비를 절감하고 있다.

 

윤석호 상무는 “미활용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열원이 발생하고 사용되는 시간·공간의 차이와 열원 온도대역의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온도대역의 극복을 위해서는 히트펌프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는 웨이퍼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초순수 및 제조설비의 냉각수 등 다량의 물을 사용하는데 이 또한 미활용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에서 발생한 미활용열을 사외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반도체 폐수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미활용열을 히트펌프로 승온시켜 집단에너지사업자에게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호 상무는 “산업간 열에너지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미활용에너지의 사용을 극대화 하면 열생산비용 및 탄소배출을 저감하여 모두가 만족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활용에너지 활용을 위한 핵심기술과 이슈

미활용열은 각각 다른 온도로 배출·적용돼야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어 기술개발을 진행하는 연구진들은 온도극복을 위한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부 에너지수요관리사업에서도 콜드체인, 저온, 히트펌프 등 분야에서 활발한 미활용열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윤빈 PD는 '미활용에너지 활용을 위한 핵심기술과 이슈'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윤빈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향상PD는 “열은 온도, 시공간 차이 극복하지 못하면 버려지게 된다”라며 “원할 때 원하는 장소에서 적정한 온도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간 결합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첨단기술 없이 미활용열을 활용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미활용열과 ICT 등의 접목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에너지안보, 안전 등 측면에 있어서도 미활용열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윤빈 PD는 “수준 높은 미활용열분야 R&D를 위해서는 정책적 보조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R&D를 위한 인력과 재원을 늘려 미활용열을 해결할 수 있는 연구자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한 예측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과제나 대형 컨소시엄 등을 통해 연구활성화를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활용열E 활성화, 수요처 발굴·정책적 뒷받침 있어야
패널토론에서는 박찬호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연구부총장이 좌장으로 발표자들이 패널로서 참석했다.

 

이재용 본부장은 에너지분야 AI에 대한 고민을 가진 한국기계연구원 박사의 질의에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합성데이터를 만드는 창구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며 “에너지AI의 주된 창구는 아니겠지만 연구진들과의 통로로 활용되며 상당량의 합성데이터 등이 합쳐져 활용하는 형태로 점차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김민수 교수는 “수집한 데이터 중 사용가능한 데이터와 불가한 데이터들이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데이터를 잘 선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빈 PD는 “최근 데이터가 모든분야 전방위적 관심을 받고 있다”라며 “에너지분야같은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경우에는 믿을 수 있는 데이터 축적과 오정보 필터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데이터 기반해 도구 활용하면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입장에서 바라본 미활용열에너지의 전망을 묻는 질의에 윤석호 상무는 “수요처가 있어야 미활용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다”라며 “열거래플랫폼이나 열저장기술 등 미래기술 개발이 활성화되면 수요처 발굴이 용이해질 것”이며 “요금유인책으로 미활용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장인 박진호 부총장은 패널토론을 마무리하며 “열지도를 개편했음에도 불구하고 활용도가 높지 않다”라며 “정부에서 인프라와 정보가 잘 흐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열사업자들의 사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