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 본사를 둔 CBRE그룹은 포춘 500대기업 및 S&P 500대기업으로 선정된 세계 최대규모 종합 부동산서비스 및 투자기업이다.
주요 서비스 범위로는 투자자문, 임대차 자문 및 거래, 자산관리, 프로젝트 관리, 기업통합솔루션, 감정평가(Appraisal) 및 가치평가(Valuation), 전략컨설팅, 자산매각, 부동산 대출 및 개발서비스 등이 있다.
현재 13만명 이상 임직원이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다양한 분야의 부동산 투자자와 임차인에게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BRE코리아는 CBRE Group 한국법인으로 1999년 설립됐으며 현재 420여명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풍부한 국내시장 경험 및 전문성, 광범위한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고객자산의 가치 및 이익증대를 위해 최상의 부동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DC) 개발 및 투자수요 증가와 함께 한국법인 내에도 2022년 DC전담 조직인 데이터센터솔루션즈(Data Centre Solutions)팀을 신설해 DC 임대차 및 매입‧매각자문, 컨설팅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CBRE그룹이 70% 지분을 소유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및 코스트 매니지먼트 전문기업인 터너 앤 타운젠드(Turner & Townsend)와 협업을 통해 고객들께 DC개발, 컨설팅에 관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BRE코리아에서 DC솔루션즈팀을 이끌고 있는 김기훈 상무는 2022년 팀 신설과 함께 CBRE에 합류하기 이전에는 IBM과 IBM의 Managed Service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킨드릴(Kyndryl)에서 약 12년간 부동산 임대차 및 건축프로젝트관리 업무를 담당한 전문가로 평가된다.
IBM 및 Kyndryl은 고객의 DC를 아웃소싱해 운영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었으며 고객 DC 포트폴리오에 대해 신규확보, 재계약 협의, 이전‧통합 등 서비스를 관리하면서 DC 임대차계약 관리 및 시설운영 등에 대해 폭넓은 경험을 수행한 바 있다.
Kyndryl에서는 한국 외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세안 지역도 함께 관리하면서 각 국가별 특성을 경험했으며 그보다 앞서 부동산 자문사 및 건축설계사무소 근무경력을 백그라운드로 갖추기도 했다. 김기훈 상무를 만나 국내‧외 DC시장동향과 올해 예상되는 변화에 대해 들었다.
■ 국내‧외 DC시장규모는
CBRE는 국내 대부분의 상업용DC가 위치한 수도권의 지난해 12월 기준 용량을 701MW(IT용량기준, 기업 자체사용 DC 제외)로 집계하고 있다. 이는 2023년 말 535MW 기준 약 31% 성장한 것이다.
북미, 유럽 및 아시아태평양 주요시장들 역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 성장세는 AI의 폭발적인 수요증가에 의한 것이다.
■ 국내 DC산업 성장가능성은
국내 DC는 구축‧공급‧운영주체 다양화로 관련 부동산서비스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그간 고객들의 예정수요에 맞춰 주로 통신사업자들이 DC를 공급해 왔다. 2020년 이후 액티스, 이지스자산운용, 퍼시픽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등 국내‧외 자산운용사들과 에퀴닉스, 디지털리얼티, 디지털엣지, 엠피리온 디지털 등 해외 DC 운영사들로 DC구축 주체들이 다양해졌다.
이후 이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관리서비스 △개발부지 및 DC매입‧매각 자문 △DC임대차 자문 및 컨설팅 등 관련 부동산서비스도 성장하고 있다. DC 소유와 운영주체가 다른 경우들이 많아지며 위탁운영도 활발해졌다.
앞으로 DC시장에 기존 운영사들 외에 부동산서비스기업이 주요 플레이어로 참여하는 경우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DC 운영경험이 있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운영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규 DC입지로 우리나라보다는 일본, 말레이지아, 호주 등을 선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많이 들린다. 그러나 지난해 6월 CBRE에서 발행한 ‘세계 DC 투자의향조사(Global Data Centre Investor Intentions Survey)’에 따르면 서울은 도쿄에 이어 아시아‧태평양에서 2번째로 선호되는 지역이며 새로운 투자자들이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잠재력이 충분하다.
■ 지난해 국내 DC 구축현황은
지난해는 IT용량 기준 160MW 이상 DC가 시장에 공급됐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액티스 안양 및 영등포 양평동 DC △디지털엣지 부평 SEL2 △에퀴닉스의 고양 SL2x‧SL4 △이지스 하남 DC △KINX 과천DC 등이 있다.
시장에 공급된 물량 중 상당수가 개소 이전에 CSP, 플랫폼기업에 사전임차됐으며 잔여용량에 대한 마케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올해도 약 170MW 용량이 더해진다. △양재동 엠피리온 강남DC △퍼시픽 죽전 및 가산DC △코람코 서울 가산DC △DCI 서울 가산DC 등이 공급된다. 가산에만 3개 DC가 들어서는 것이다.
역시 몇몇 센터들의 상당용량 또는 전체용량이 선임차된 것으로 파악되며 나머지 센터들도 사용자‧임차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임차될 것으로 전망된다.
■ 지난해 국내 DC시장 분위기는 어땠나
지난해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에 따른 전력계통영향평가가 6월부터 시행돼 DC용도 10MW 이상 전력신청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이 사전 검토하는 제도가 시범운영됐다.
DC의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해 수도권을 대상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국을 대상으로 시행돼 비수도권에서 DC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들에게도 부담이 가중됐다. 아직까지 시범운영 중이며 전력계통영향평가 항목 및 배점 등도 시장의견을 반영해 지속 보완되고 있다.
이처럼 전력확보가 확실한 사업부지 공급에 제약을 받자 이에 대한 풍선효과로 이미 전력계약을 확보한 부지들 중 입지 및 조건이 양호한 곳에 관심이 집중됐다.
한편으로는 이 절차의 적용을 받지 않는 10MW 미만 전력을 확보한 부지들을 활용해 소형DC 개발이 활발히 검토되기 시작한 점도 특징이다.
■ 올해 DC시장 전반적인 분위기를 어떻게 전망하나
기존 전력확보 부지들 및 소규모 센터들에 대한 개발이 계속 추진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수도권에서 검토가능한 개발부지 공급이 제한됨에 따라 비수도권 DC개발에도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의 경우 사용자‧임차인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숙제이지만 확보한 수전용량이 클수록 여건은 양호할 전망이다. 즉 80MW 이상 대용량 전력을 확보한 부지는 입지에 불리함이 있더라도 AI DC개발 후보지로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해 이지스 하남DC 매각사례에 이어 2025년도에도 준공 및 임차인 확보가 완료된 몇몇 DC 프로젝트들이 매각을 통한 차익실현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매각사례들이 시장에서 DC 자산가치 판단에 대한 척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혐오시설 오해가 개선될 수 있을까
퍼시픽 죽전DC, 유플러스 평촌2센터는 준공됐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공사 중 주변 주거단지로부터 지중 송전선로의 전자파에 대한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STT GDC와 효성중공업 합작법인인 에브리쇼가 진행하던 안양DC는 인접 주거단지에서 제기한 민원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아 결국 사업을 취소하고 부지를 매각하기도 했다.
GS건설의 고양 덕이동 DC, 디지털리얼티의 김포 ICN11 등 DC 프로젝트들은 건축 인허가를 완료했음에도 부지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의해 착공신고가 반려돼 사업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있었다.
GS건설과 디지털리얼티 두 프로젝트는 행정심판 승소로 착공신고를 완료했는데 이러한 사례들이 향후 민원에 의해 DC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리스크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무엇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선행돼야 한다. DC 주변에서 측정되는 전자파 최대수치는 가정용 전자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수치에 미치지 못한다. DC에서 배출되는 열기도 여름철 기온수준으로 열섬현상이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러한 점에 대해 매체가 다루는 경우가 드물다. DC가 우리 주변에 꼭 있어야 하는 시설이며 위험성은 극히 낮다는 점을 인터넷, 방송, SNS 등 매체에서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 바로잡지 못한 오해에 따라 DC가 혐오시설로 취급돼 국가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 DC 구축‧운영사가 올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조언한다면
DC 고객들의 요구사항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부터 계획되는 DC는 랙당 밀도를 높이고 리퀴드쿨링을 적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또한 통상적인 관점에서 선호되는 지역보다 외부에 위치하더라도 AI학습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DC는 개발에 필요한 대용량 전력이 확보된 프로젝트인 경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향후 엣지DC로 활용될 수 있는 주요 업무지역 내 소규모 DC 프로젝트도 활발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 경우 소규모DC는 DC 운영사와 콘셉트, 운영모델 등에 대해 계획 초기부터 논의하며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DC시장은 다른 어느 곳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다. 부동산분야에 가장 최근에 편입된 자산유형 중 하나이기도 하다. DC산업 종사자들과 부동산산업 종사자들이 서로 이해하며 협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CBRE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경험하면서 DC시장의 믿을만한 자문역할로 성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관계자를 만나기를 희망하며 새해에 모두 성과가 가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