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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성훈 윈클 대표

“기업‧소비자 접근성‧경제성 높은 탄소크레딧 거래플랫폼 제공”
블록체인기반 거래 신뢰성 확보... B2B‧B2C 아우르는 플랫폼

윈클은 온실가스배출량 산정, 보고 및 상쇄까지 기업 탄소지표를 한번에 관리하는 통합 탄소관리플랫폼이다. 윈클은 △탄소정책 △플랫폼 △컨설팅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2022년 6월 설립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으로 자발적 탄소시장에(VCM)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베라, 골드스탠다드 등 글로벌 탄소레지스트리의 인증을 받은 양질의 탄소크레딧을 제공하는 탄소거래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윈클 박성훈 대표를 만나 VCM에 대응하는 윈클의 전략과 VCM 활성화에서 플랫폼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 윈클을 소개하자면

윈클은 탄소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이 글로벌 탄소중립목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탄소크레딧을 쉽게 구매하고 상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중소기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탄소크레딧 개념에 익숙하지 않으며 시장도 CCM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에 따라 배출량계산부터 크레딧 구매 및 활용까지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들이 보다 쉽게 탄소 감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국내 중소기업들은 배출량이 어느 정도인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해외 원청사들은 협력사들에게 탄소감축전략을 요구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윈클은 배출량을 계산하는 서비스부터 탄소크레딧 구매 및 상쇄까지 한 번에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이 보다 쉽게 탄소크레딧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결국 국가탄소감축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들이 탄소 저감 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윈클의 핵심 목표다. 기존에는 탄소 배출을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전문가를 고용해야 했지만 윈클의 플랫폼을 활용하면 훨씬 낮은 비용으로 배출량을 측정하고 감축 계획을 세울 수 있다.

 

 

■ VCM에 대응하는 윈클의 전략은

기존 탄소 크레딧 시장은 기업 간(B2B), 기업과 정부 간(B2G) 거래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소비자 개인을 이 시장에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려고 한다. 소비자들이 탄소크레딧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기업들도 이를 활용해 마케팅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탄소 크레딧을 소비자가 직접 구매해 기업의 친환경 프로젝트에 기여하거나 기업이 자발적으로 탄소크레딧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기업과 개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빗 액션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민간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을 받아 개발 중이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도 탄소 크레딧을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친환경 경영을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 기존의 수동적인 탄소 감축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탄소크레딧을 활용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 탄소크레딧 주요 수요처는

주요 수요처는 기업이다. 특히 ESG 리포트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기업들이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탄소를 감축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용도로 활용한다.

 

소규모기업의 경우 직접적인 공시의무는 없지만 해외원청사들이 협력업체 탄소배출량을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이나 나이키 같은 글로벌기업들은 공급망에 속한 하청업체들에게 탄소배출량을 보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도 탄소감축계획을 마련하지 않으면 거래가 중단될 위험이 있는 상황이다.

 

■ 개인이 VCM을 활용하는 방법은

개인이 탄소크레딧을 구매하는 문화는 해외와 국내가 다르다고 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주로 도네이션 형태로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상쇄하는 방식이 활성화돼 있다. 예를 들어 영국항공(British Airways)이나 캐세이퍼시픽(Cathay Pacific) 같은 해외 항공사들은 고객들이 자신의 비행거리와 기종에 따라 배출된 탄소량을 계산하며 이를 상쇄할 수 있도록 도네이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10명 중 1~2명 정도가 기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기부가 잘 정착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들은 탄소크레딧 구매에 대해 보상체계(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단순한 기부보다는 세제혜택, 리워드 프로그램 혹은 경품이벤트 같은 보상이 있어야 참여도가 높아지는 구조다.

 

해외에서는 특히 젊은층이 환경문제를 중요하게 여기면서 탄소크레딧 구매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는 기성세대와 젊은세대 간 인식차이가 크다. 기성세대는 탄소크레딧 구매가 자신의 생활에 즉각적인 변화를 주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적다. 탄소크레딧 특성상 즉각적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참여율을 낮추는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기부는 즉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지만 탄소감축은 나무를 심어도 성장하면서 서서히 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다.

 

■ 탄소크레딧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탄소크레딧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인증(Validation)과 검증(Verification)이 분리돼야 한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탄소감축 사업을 하며 동일한 회사가 이를 검증까지 한다면 객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는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해 거래투명성을 확보하며 이중계산(Double Counting)이나 부정(Fraud)을 방지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윈클 역시 신뢰성과 무결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과 개인이 신뢰할 수 있는 탄소크레딧 거래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데이터검증 과정에서 한국품질재단(KFQ)과 같은 공인기관과 협력해 기업들의 탄소감축 데이터를 검증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크레딧 중복거래(더블카운팅)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탄소크레딧은 기업이 상쇄를 위해 구매한 뒤 ESG보고서에 등록하게 되는데 중간에서 브로커가 동일한 크레딧을 여러기업에 판매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레딧거래기록을 남겨 투명성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 건물분야에서 탄소크레딧이 활용될 가능성은

건물에서 사용되는 전기‧가스‧기름 같은 에너지는 이미 EMS를 통해 측정되고 있기 때문에 감축량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건물전력사용량은 계량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연료 사용량도 데이터로 남아 있기 때문에 감축효과를 명확하게 검증할 수 있다.

 

문제는 감축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개별가구나 건물이 아무리 노력해도 절감할 수 있는 탄소배출량이 크지 않다. 전기를 절약한다 해도 줄어드는 탄소배출량이 극히 제한적이다. 탄소크레딧을 발급받으려면 감축량을 측정‧인증‧거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별건물 단위에서 감축할 수 있는 탄소량이 적다 보니 감축량을 모으고 검증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레딧판매로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클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 수천개 세대를 모아 하나의 단위로 감축량을 계산하며 이를 배출권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공동으로 에너지절감조치를 시행하며 그 절감량을 통합해 하나의 탄소크레딧 프로젝트로 등록하면 의미 있는 규모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물에서 탄소배출량이 증가하면 개별적인 감축노력을 하기보다는 재건축을 통해 에너지효율이 높은 건물로 교체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해외에서는 오래된 건물을 유지하면서 리모델링을 통해 단열을 개선하며 내부시스템을 교체하며 에너지절감을 유도하는 방식이 많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일정수준 이상 노후화된 건물은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건물에너지관리 전문기업이 활성화돼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비즈니스모델이 정착하기 어려운 구조다. 기업이 건물주 비용부담 없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며 감축된 탄소량을 크레딧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는 그와 같은 구조가 활성화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