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ERICA는 산업용 히트펌프 종합시스템의 COP(성능계수) 측정과 안전운전 기준 마련 등 표준화 작업에 적극참여하고 있다. 특히 MVR(Mechanical Vapor Recompression) 증기재압축기 성능평가, 시스템 단체표준, KS 및 ISO 국제표준화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추진 중이다.
표준화 연구를 통해 기술 실용화와 산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임병직 한양대 ERICA 산학협력단 교수를 만났다.
■ 제냉전 참관배경은
한양대 ERCIA는 산업용 고온스팀 히트펌프개발 과제를 진행하고 있어 중국 현지 기술 수준, 시장반응, 그리고 인증 및 규제환경을 직접 확인하고자 참가했다.
또한 향후 수출을 염두에 두고 중국 CCC와 CEL(에너지라벨)인증 체계도 현장에서 조사해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글로벌인증 환경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했다.
■ 주목할 만한 히트펌프 제품은
가장 주목한 제품은 Haier의 10kV 고온 히트펌프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최대 160℃의 고온스팀생산이 가능하며 COP도 4.38로 매우 높은 효율을 가졌다. 특히 자기부상 무급유압축기와 고효율 열교환기, 친환경냉매인 R1233zd를 사용하는 점 등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고온, 친환경, 고효율을 모두 실현하고 있으며 단일 시스템에서 10MW급 열출력을 달성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산업용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며 고온 스팀 히트펌프기술을 추진 중인 한양대 연구와도 많은 접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고온 히트펌프시스템은 에너지효율과 환경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열공급 방식과는 다른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향후 산업분야에서 활용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Haier의 기술은 향후 고온스팀 및 대규모 열출력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산업분야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 도입해야 할 제품 및 시스템은
우선 모듈형 R32 히트펌프는 고효율 및 저소음설계가 잘 돼 있어 상업시설, 학교, 병원 등 국내 건물시장에 바로 적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R32냉매를 사용한 시스템은 환경친화적이며 국내 에너지효율화 추세에 부합하는 히트펌프기술로 다양한 시설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CO₂기반 스마트 냉난방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기술적으로 다소 복잡하지만 설치면적이 적고 모듈식으로 설계돼 공간활용도가 높다. CO₂냉매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며 지속가능한 에너지관리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또한 BEMS(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와 연계해 고효율 에너지관리가 가능하므로 국내 다양한 건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공기질 측정 통합센서와 BACnet 연동제어기는 스마트빌딩에 적합한 솔루션으로 공기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BACnet 프로토콜을 통해 다른 시스템과 연동이 가능해 빌딩 내 에너지효율성을 극대화하며 공기질 관리에 유용하다. 해당 시스템은 B2B시장에서 특히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이며 국내 스마트빌딩의 관리효율성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기술과 비교한다면
제냉전 전시제품과 비교했을 때 국내 기술의 경쟁력은 결코 낮지 않지만 고온, 고압, 대용량분야 등에서는 한 발 늦은 감이 있다.
예를 들어 150~160℃수준의 스팀히트펌프는 국내에서는 아직 실증이 부족하며 COP나 내구성면에서도 추가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고온스팀히트펌프기술은 산업용보일러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에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좀 더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자기부상 무급유압축기와 스마트제어솔루션은 일부 국내기업들이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현장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기술들은 효율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상당한 발전이 필요하며 국내에서 본격적인 상용화와 적용은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
특히 디지털화와 인증(CRAA, CEL, CE 등) 대응측면에서는 중국이나 유럽에 비해 아직 많이 부족하다.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디지털시스템의 고도화와 함께 각종 인증을 충족시키는데 필요한 기술적 보강이 필수적이다.
국내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고도화된 기술분야에서는 아직 글로벌리더들과 차이가 존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실증경험과 협력이 필요하며 글로벌인증을 고려한 기술개발이 중요하다.
■ 국내 냉동공조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첫째로 고온히트펌프 및 고압냉매대응 설계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 이는 고온·고압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산업용 고온히트펌프 및 고압냉매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동반돼야 한다.
둘째로 자기부상 압축기기술의 국산화 및 실증확대가 중요하다. 자기부상 무급유압축기는 높은 효율성과 내구성을 제공하지만 국내 기술로 이를 개발하고 실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셋째로 스마트제어기반 시스템 개발이 필수적이다. AI, IoT통합모니터링, 디지털 트윈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제어시스템은 향후 냉동공조산업의 핵심기술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며 운영을 최적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넷째로 국내 인증제도의 국제 정합성 강화가 필요하다. ISO, CE, CRAA와 같은 국제 인증제도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해 국내 제품이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차원의 Low GWP 냉매전환 지원정책 확대가 중요하다. Low GWP냉매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인증 패스트트랙, 보조금, 세제혜택 등의 정책지원을 해야 한다. 이는 기업들이 친환경기술을 채택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종합적으로는 기술, 인증, 정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중국은 빠르게 고온기술과 스마트화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을 단순히 따라가는 것을 넘어 표준과 인증을 선도하며 시장을 리드하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단기적인 제품개발에 그치지 않고 국제표준대응, 정책연계, 그리고 기술 상용화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